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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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이자 인테리어업을 하시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쓰레기, 환경 등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등산로나 학교 가는 길에 혼자 꽤 오랜기간 쓰레기를 주웠더니 이제 깨끗해졌습니다. 제 주변 사람이 저로 인해 바뀌는 모습에 신이 나기도 합니다.”
영락없는 개구쟁이인 화순북면중 1년 황어진(13)군은 이미 ‘환경지킴이’로 주변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농촌에 살면서 쓰레기, 대기오염, 악취 등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환경 관련 문제를 그대로 지나치지 않고 무엇인가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모습에 친구들, 주위 어른들도 자연스레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항상 환경 이슈에는 관심을 갖고 있어요. 폐그물에 걸린 고래나 거북이, 미세 플라스틱 등은 물론 유럽의 홍수, 미국의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 곳곳의 피해까지 인터넷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버지 황석창(55)씨와 어머니 강혜정(54)씨의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난 황군은 농부를 꿈꾼 아버지가 귀농하면서 어릴 때 광주에서 화순 북면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전교생이 15명인 화순 북면중에서 같은 학년은 고작 2명이다. 하지만 봉사나 체험 등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며 미래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한 ‘청소년미래도전프로젝트’에도 친구 1명과 2학년 선배 3명을 설득해 ‘돈t give up’이라는 팀으로 참가했다. 십원짜리의 다보탑, 만원짜리의 혼천의 등 화폐에 기록된 역사유물에 관해 공부하고 답사하겠다는 계획서를 내 최종합격팀에 선정됐다.
“모두들 무심코 돈을 쓰는데, 그 돈에 뭐가 그려져 있는지는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아이디어를 냈어요. 모두들 동의해줬고, 재미있게 함께 계획서를 썼습니다. 지난 7월 20일부터 2박3일동안 경주의 다보탑을 보고 안동의 퇴계 이황 묘소를 보고 왔어요.”
3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당시 참가한 ‘전국과학전람회’가 황군에게는 큰 자극이 됐다. 과학을 가르친 담임 교사가 호기심이 많은 황군에게 참가를 권유하고, 방천(防川·둑)을 주제로 해 탐구에 나서면서 매사 적극적인 사고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또래 친구 1명과 방천탐구팀을 꾸려 홍수 시 마을을 지키면서도 자연에 해가 없는 댐 모형을 연구했고, 실제 주위의 방천들을 찾아 매주 2차례 이상 탐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열성은 황군에게 우수상을 안겼고, 그 때부터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황군은 앞으로 환경 분야 연구원이 되고 싶다. 미래에 있을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기술, 전략, 방법을 찾는데 기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물질을 만드는 것이 우선 목표다.
최근 타일러 라쉬의 ‘두번째 지구는 없다’ 책을 감명깊게 읽었다는 황군은 “환경을 말하지 않고는 누구도 잘 살 수 없다”라는 구절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즐거운 에너지를 가지고 꾸준히 환경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겠다는 각오다. 단기적으로는 학생 수 2명 중 2등인 성적도 2학기부터는 좀 올려보겠다고도 했다.
“부모님은 좋은 직장을 얻어 잘 살기를 바란다고 하시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합니다. 환경 분야 연구원이라고 지금은 좀 막연하지만, 앞으로 나이가 들면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믿어요.”
/광주일보 = 윤현석 기자
/출처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629301200725210028&search=%C0%B8%B6%E4%C0%CE%C0%E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