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Vol.26

(사) 분권자치연구소 주민자치회 현장탐방

-주민이 주인인 담양군 대전면자치회를 찾아.-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원장 범희승)의 도민정책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된 (사)분권자치연구소(이사장 신대운)가 주민이 주인인 시대, 지방자치의 활성화를 주제로 2024년 5월3일부터 7월 5일까지 목포카톨릭문화회관에서 10회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자치회(住民自治會)란 문자그대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로 주민역량을 함께 키워 나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주민자치는 언제나 사랑과 따뜻한 보살핌으로 더욱 더 발전시켜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하겠다. 주민자치회의 자율적인 조직과 운영,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등 행정사무의 협의, 주민자치운영에 관한 사항, 자치계획의 수립․ 주민총회 개최 등 민주적 의사결정과정 수행, 주민참여예산 사업의 선정 및 심사,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각종 교육, 행사, 재원 조성 등의 업무를 통하여 행정의 독선을 방지하고 주민의 의견을 행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 8조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법적근거를 두고 있는 주민자치위원회와 달리 주민자치회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 제 27조에서 29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성격과 위원위촉, 구성, 재정, 기능, 시․군・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주민자치회는 읍・면・동사무소와 별도의 공간에 구성되어 있고 대등한 관계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운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지원도 읍・면・동사무소의 지원금에서 자유로워 수익사업이나 위탁사업 등의 수입인 자체재원과 기초자치단체 보조금, 기부금 등 의존재원으로 구성되어 운영한다. 주민차지회의 기원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그리스 아테네의 민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민회는 아테네에서 시민권을 가진 20세 이상 성인 남자들이 모여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토론과 투표로 결정한 회의로서, 민회 개최 전 사전 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500인의 평의회를 구성한다. 이후 6,000여명의 대표들이 모여 1년에 40여 차례 민회가 열리는데 다수결의 원칙이 등장하는 세계 최초의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글로벌 시대에 앞장서고 있는 주민자치회로는 미국 뉴욕주 온타리오호 인근에 위치한 신흥도시 로체스터시와 스위스 글라루스를 들 수 있다. 인구 200,000명의 로체스터시는 주민이 직접 지역개발을 주도하는 우리 동네를 키우는 이웃들(NBN: Neighbors Building Neighborhood)로 시작하는 일종의 마을 재생프로그램이다. 인구 35,000명의 글라루스시는 매월 5일 첫 일요일 만 16세 이상의 시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여 과세의 결정 및 세법의 완화, 방과 후 교실 확대건, 자연보호구역 내의 통행의 허가권, 스포츠 행사 시 경찰의 강경진압 허용여부 등의 결정을 한다.

이번 현장탐방은 10회중 8회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6월 22일(토)에 현장탐방을 실시하였다. 평소 주민자치에 관심이 있거나 전남도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인 40여명은 당일 09시에 목포카톨릭문화회관을 출발하여 담양군 대전면 주민자치회 현장을 방문하였다. 자치회 사무국장(조순희)의 현황설명에 이어 그간의 분과별 사업추진성과와 향후 개선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 이어서 질의응답순서로 진행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활발한 토론을 통하여 지역사회에 최우선적으로 지역주민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의제를 주민총회를 통해 3개분과에서 28명(남 17명, 여 11명)의 회원들이 지역의제로 선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5대 핵심의제를 추출하는 과정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을계획 수립과정을 살펴보면, 주민수요조사를 위한 워크숍개최, 지역의 재발굴, 마을 계획 수립, 주민총회, 마을계획평가 주민사업 실행의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아름다운 대전면을 위한 환경분과 의제로는 대전천 생태하천 복원, 27청정 대전면, 평장리 경관농업과 생태관광, 대전면 토탈관광 안내판을, 살맛나는 대전면 문화복지분과 의제로는 대전면 대표축제 개발, 대전면 문화지도 제작 및 콘텐츠 구축,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사업, 다양한 문예프로그램 구축을, 살기좋은 대전면 생활인프라분과 의제로는 현대식 회전교차로 설치, 대치교 인도설치, 노후화된 마을 야외화장실 개선, 마을 골목길 정비 등 12개 의제 중에서 5개 의제를 추출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이는 자치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기후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태하천의 복원 등은 다른 주민자치회는 물론 주민자치위원회에도 일반화시키기에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 회전식교차로 실시, 대표축제 개발 , 시골지역의 마을 골목길 정비, 노후화마을 화장실시설 개선 등이 선정되었다. 또 다른 추진사업으로는 문화센터, 문화창작소, 작은 도서관 등을 이용한 동아리 활동의 성과 공유회 및 발표회를 통한 주민학습자들의 재능과 끼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였다. 잊혀지기 쉬운 자연유산 민속행사인 한재 천년 느티나무 당산재, 강사를 초빙한 고추장 만들기로 복지사각지대 취약계층에게 고추장 나눔행사를 통한 나눔과 배려의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 등의 활동은 지역주민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기타 활동으로는 흙 공예, 나무공예, 베이킹 동아리, 스카이워크, 한재 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추진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대부분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함으로써 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하면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양하는 경제적원리를 적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전남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이 주민자치위원회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지역이 2021년 기준 3,472 읍・면・동 지역중에서 1,013지역이 실시함으로써 29.2%를 나타내고 있다. 전남의 경우 전체 297 읍・면・동에서 54지역에서 실시함으로써 18.2%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전국 평균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서울의 경우 46.9, 부산 4.9, 대구 4.2, 인천 58.1, 광주 33, 대전 59.3, 울산 12.5, 세종 90.9, 경기 37.4, 강원 24.9, 충북 7.2, 충남 43.8, 전북 2.1, 경북 8.5, 경남 50.5를 나타내고 있다. 전남도 담양군과 순천시에서 활발하게 주민자치회가 운영되고 있어 향후 현장탐방 등을 통한 주민자치회로서의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할 것이다. 참고로 전남 22개 시․ 군 중에서 주민자치회를 전혀 실시하지 않는 곳이 14시․ 군에 이르고 있으며, 54 주민자치회 실시 지역이란 곡성군 죽곡면(1개면), 나주시 왕곡면, 송월동, 빛가람동(3개 면․동) 담양군 가사문학면, 고서면, 금성면, 담양읍, 대덕면, 무정면, 봉산면, 수북면, 용면, 월산면, 창평면(11개 읍․면․동), 목포시 신흥동(1개동),순천시 덕연동, 별량면, 서면, 송광면,외서면, 주암면, 중앙동, 황전면, 승주읍, 낙안면, 상사면, 해룡면, 월등면, 향동, 매곡동, 삼산동, 조곡동, 풍덕동, 남제동, 저전동, 장천동, 도사동, 왕조 1동, 왕조 2동(25개 읍․면․동), 여수의 소라면, 중앙동, 쌍봉동, 여천동(4개 면․동), 장성군 장성읍(1개읍), 해남군 황산면, 북평면, 삼산면, 계곡면, 북일면, 옥천면, 현산면, 산이면(8개면)등이 있다. 앞으로 우리 전남도에서도 주민자치위원회의 고정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담양군 대전면 주민자치회처럼 점진적으로 전환해 나감으로써 지역주민 스스로 풀뿌리 자치의 활성화와 민주적 참여의식 고양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읍․면․동 주민 스스로 주민자치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민공동자산인 마을기금과 마을기업조성을 통해 주거서비스, 돌봄서비스, 교육서비스, 의료서비스 등 주민을 위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끝으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취재: 주영백 기자 [2024년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스토리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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